Monday, February 28, 2011

바람 들어간 의자 - DDL 스튜디오

팝아트의 가벼움을 이보다 더 잘 구현한 가구는 없을 것이다. 지오나탄 드 파스, 도나토 두르비노, 카를라 스콜라리 이렇게 30대 초·중반의 젊은 디자이너들은 DDL 스튜디오를 세운다. 이 스튜디오는 전형적인 디자인의 탈피를 도모했다. 특히 새로운 재료와 기술로 일회용 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한 1960년대 상황이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역설, 가벼움, 개성은 그들이 가구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코드다. 그리하여 가볍고 운반하기 쉽고 저렴한 가구를 디자인하기에 이른다. 바람 들어간 의자는 이런 고민의 결과다.

여름휴가를 위한 튜브처럼 바람을 불어넣었다 뺄 수 있어서 휴대성이 대단히 높다. 바람을 넣은 상태에서도 가볍기는 마찬가지다. 또 필요 없으면 바람을 빼서 치워버리면 되므로 자리도 차지 않는다. 상처가 쉽게 나기 때문에 가구를 사면 수리 도구를 함께 줄 정도였다. 그러나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재료는 투명 PVC인데, 각 요소를 붙이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결국 전기 용접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바람 들어간 의자는 전통적으로 묵직하게 집 안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자의 일반적인 개념으로부터 탈피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특히 이것은 ‘공기주입식 의자’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최초의 의자라는 명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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