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28, 2011

슈퍼레게라 - 지오 폰티

‘초경량(superleggera)’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의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의자다. 불과 1.7kg이 되지 않는다. 슈퍼레게라와 관련된 유명한 사진 이미지가 있다. 이 의자를 디자인한 지오 폰티가 이 의자가 얼마나 가벼운지 카시나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집어 던지는 장면이다. 또 다른 사진은 한 여성이 가운데 손가락 하나로 이 의자를 들어 보이는 사진이다. 슈퍼레게라는 가벼울 뿐만 아니라 엄청난 탄력을 가졌다. 4층 건물에서 이 의자를 던졌는데, 지상에 떨어진 의자는 가볍게 공중으로 튕겨 올라왔다 다시 떨어졌다. 상처가 전혀 나지 않고 말이다.

이탈리아는 가난하던 시절인 1950년대 당연히 저렴하고 튼튼한 의자가 필요했다. 이탈리아의 위대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지오 폰티는 항구 마을에서 흔히 쓰이는 전통 의자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그래서 약간 전통적인 느낌이 나면서도 모던한 의자가 탄생했다. 더 중요한 건 시각적으로도 가볍고 경쾌해 보이며, 실제로도 그런 의자라는 점이다. 무게를 줄이려고 껍질을 벗긴 나무를 사용했고 좌판은 두께가 18mm밖에 안 되는 등나무 줄기를 사용했다. 이탈리아 가구 하면 화려한 색상의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개성 있는 가구가 연상된다. 슈퍼레게라는 그런 가구가 나오기 전, 대중을 겨냥해 만들어진 진지하고 겸손한 가구다. 이 의자를 만나면 앉기 전에 먼저 한번 들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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